

스타트업 다이어리 ep 1. 창업을 한다는 것
결국 믿음이다. 시작에는 믿음이 필요하다. 믿음은 모른다는 뜻이다. 모든 창업가는 믿음을 기반으로 출발한다. 모르고 시작한다. 다 알고 시작하는 창업가는 없다. 그런 측면에서 창업의 시작이 되는 근본 문제 의식 혹은 질문도 변한다. 창업을 한다는 것에 문제의식에 대한 창업가의 대답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기본적으로 그러하다. 그런데, 창업을 하고 운영을 하다 보면 근본적인 질문에 자주 봉착한다. '내가 던진 질문이 맞는 질문이었는가?' 최대한 좋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내가 쌓아온 전문 지식과 모든 것을 동원해서 찾아가려고 하고, 일련의 확신을 더하여 창업을 하게 된다.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질문의 레벨이 다르다. 그리고 이미 규정되어 있는 질문, 그리고 규정화되어 있는 답을 잘 수행하는 경우도 많다. 요즈음은 그러한 경우가 좀 더 드문 것 같다는 생각도 물론 든다. 모든 것이 변하고, 모든 기본적인 지식이 허물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5년차가 되어가는 지금 '미수채권'이라는 주제 외에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의 고민의 수준을 이제 벗어나서 더 넓은 우주로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든다. 멤버들이 합류하면서 문제의식에 대한 논의도 더 깊어지고, 그 해답의 방향도 더 깊어졌다. 우주선이 나아가는 큰 방향은 변하지 않지만 세부적인 방향과 그 해결 방법은 더 복잡해지고 놀랍게 발전하고 있다. 그 복잡성을 내 안으로 녹여내서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내는 것이 리더십의 역량이다. 카오스처럼 보이는 과정을 온전하게 마주하며 용기를 가지고 최선의 방향을 결정하고 끊임없이 전진한다. 험한 길을 먼저 걸어갔던 창업자들의 글이 이제 좀 더 와 닿는다. 한편으로는 위로로, 한편으로는 도전으로 다가온다. 일본 출장 중에 한 숨에 읽어 내린 필 나이트의 '슈 독'을 읽으면서 비행기에서 눈물이 났다. 산티아고의 마지막 일주일을 함께 걸으셨던 여사님의 글을 보면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위로가 된다. "내 스물아홉은 지금보다 훨씬 겁이 많았지. 미래가 두려워서였을거야. 우리 새벽에 길을 나섰을 때 보이지 않아도 길은 거기 있었던 것 처럼 두려움과는 상관없이 길은 늘 열려있단다. 젊은 정준아, 네 길을 믿고 열심히 걸어라. 너의 산티아고가 맞이해줄지니. 부엔까미노." 매일 새로운 길을 걷는다. 그 길 위에 어떠한 도전이 있을지,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도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다.